한 발 앞선 시선으로, 함께 더 멀리 나아가는 법
Trailblazer : 길을 만들어가는 사람들 시리즈 | 다섯 번째 이야기
2025년 8월 29일오늘의집

시야를 확장하며, 의미 있는 영향력을 고민하다

Q. 대학생 때부터 Product Owner를 꿈꾸셨다고 들었어요. 커리어의 시작은 어떤 모습이었나요?

저도 참 신기한데, 처음에는 ‘좋아하는 걸’ 따라갔던 것 같아요. 컴퓨터를 좋아해서 공대에 진학했고, 우연히 PO라는 직무를 접했을 때는 ‘나는 이걸 해야겠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어릴 때부터 뭔가를 계획하고 설계하고 만들어보는 걸 좋아했는데, 그런 성향이 자연스럽게 이 역할에 끌리게 한 것 같아요.

첫 커리어는 오라클이라는 B2B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시작했습니다. PO로서 기본기를 익히는 데 많은 도움이 됐지만 프로덕트 사이클이 길고 사용자와 거리가 있다 보니, 내가 만든 제품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직접적으로 느끼기는 어려웠어요. 그러다 대학원 친구의 추천으로 페이팔에 합류하면서 B2C 프로덕트를 본격적으로 배우고 만들게 됐죠. 이때 시야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수많은 사용자에게 내가 만든 변화가 실시간으로 반응을 일으키고, 사업 성과로 연결되는 구조를 직접 경험하게 된 거예요. 좋은 프로덕트가 사회와 비즈니스에 어떤 임팩트를 줄 수 있는지 온몸으로 배웠던 시기였고, 그때부터 이 일이 정말 재미있고 의미 있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Q. 페이팔에서의 경험이 커리어 전환점이기도 하셨다고요.

페이팔에서의 마지막 2년은 가장 압축적으로 성장한 시기였어요. 결제 전환율을 높이기 위해 새롭게 만들어진 팀에 있었는데요. 데이터를 깊이 파고들어 문제를 정의하고 가설을 세워 A/B 테스트를 설계해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 기회를 찾는 사이클을 반복했어요. 자율성과 데이터 기반 실험이 자연스럽게 일하는 방식이 된 팀이었고, 그 안에서 ‘문제를 어떻게 정의하고 풀어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저만의 기준이 생겼던 것 같아요.

그리고 그 시기에 지금까지도 인생의 멘토로 생각하는 매니저를 만났어요. 회사 안에서 ‘열심히만 해서는 안 된다’는 걸 처음 알려준 사람이었죠. 퍼포먼스를 넘어서, 조직 안에서 어떻게 신뢰를 쌓고 선한 영향력을 만들어야 하는지를 배웠어요. 단순히 일만 잘하는 PO가 아니라,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 주도적으로 길을 만드는 사람이 되는 법을 그분을 통해 배운 것 같아요.


오늘의집다운 방식으로, 더 멀리 나아가기 위해

Q. 이후 삼성전자, 카카오페이를 거쳐 오늘의집에 합류하셨어요. 그 선택의 이유가 궁금합니다.

제가 커리어를 고민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기준은 ‘어떤 문제를 풀고 싶은가’, 그리고 ‘그걸 풀기에 이 조직은 충분히 진심인가’예요. 오늘의집은 그 질문에 명확하게 답이 오는 회사였어요.

특히 빠른 성과로 이어지기 어려운 영역임에도, 회사가 그리는 큰 그림과 맞닿아 있다면 꾸준히 투자하며 풀고 싶은 문제에 집중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오늘의집은 꽤 오래 전부터 장기적인 시야를 가지고 XR(eXtended Reality)과 같은 미래 기술에 투자했고, 지금은 그 경험을 바탕으로 Space AI Group을 꾸려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하고 있어요. 사람들이 꿈꾸는 공간을 AI를 통해 구체화해서 현실로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덕트를 만들어가고 있죠(관련 뉴스룸 보러가기). 단기 성과만을 좇았다면, XR같이 지금 당장 사용자수가 많지 않은 기능에 꾸준히 투자하는건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요. 이런 투자를 지속해왔고, 또 AI와 결합해서 시대의 변화에 맞춰가는 모습에서 장기적인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그리고 의식주에서 ‘주’의 문제는 삶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동시에 풀기 어려운 과제지만, 그만큼 혁신의 여지가 큰 영역입니다. 오늘의집은 커머스와 콘텐츠, 그리고 최근에는 인테리어 시공 분야에서까지, ‘누구든 꿈꿔왔던 공간에서 살 수 있도록’ 많은 문제들을 가장 최전선에서 해결하며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었고, 이 여정에 함께할 수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가치 있다고 생각했어요.

▲ 오늘의집 3D 인테리어 서비스로 만든 한옥 공간 이미지
▲ 오늘의집 3D 인테리어 서비스로 만든 한옥 공간 이미지


Q. 오늘의집에 합류하신 지도 어느덧 1년이 넘었습니다. 프로덕트 팀과 함께 그리고 있는 오늘의집의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요?

단기적으로는 한국에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지금보다 10배 더 큰 임팩트를 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 조금 더 긴 호흡으로는, 오늘의집이 라이프 이벤트 에이전트로 자리 잡는 미래를 그리고 있어요. 독립, 결혼, 출산과 같은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에서 고객이 정보 탐색부터 공간을 완성하기까지의 여정을 end to end로 함께하는 든든한 파트너가 되는 것이죠. 이러한 미래를 그려가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건 변화에 대한 감각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변화하지 않으면 금세 뒤쳐질 수 있다는 의식이 늘 자리하고 있어요. 단순히 흐름을 따라가는 데 그치지 않고, 한  발 앞서 생각해야 한다는 게 이제는 제 안에 DNA처럼 심어진 것 같기도 합니다.

10년 뒤 세상이 지금과 같을 거라고 믿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겁니다. 프로덕트팀 역시 지금의 기준으로 변화를 대비한다기보다, 어떤 변화가 닥치더라도 빠르게 학습하고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하고 단단한 조직으로 성장해 나가고자 합니다.


Curator of Vision : 비전을 현실화시키는 팀

Q. Product All-hands 미팅에서 “프로덕트 조직은 회사의 비전을 현실화하는 Curator of Vision이다”라고 말씀하신 게 인상 깊었어요.

비전이라는 건 사실 다양한 층위로 존재하죠. 회사가 꿈꾸는 비전이 있고, 각 조직이 설정한 비전이 있고, 특정 프로젝트가 만들어야 하는 비전도 있어요. 여기서 제가 정의하는 비전은 ‘우리가 풀고자 하는 문제’에요. 문제를 정확히 정의하고, 현실의 제약 속에서 잘 풀 수 있는 방식으로 구조화해서 실제 결과를 만드는 일. 그리고 그 과정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수많은 스테이크홀더, 주어진 리소스 현황과 기술적·사업적·전략적 조건들을 종합적으로 큐레이션하여 성과로 연결시키는 것. 저는 이것이 곧 프로덕트 조직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프로덕트 조직은 고객만을 대변하는 팀도, 비즈니스만을 우선하는 팀이어서도 안됩니다. 고객을 잘 이해하는 동시에 비즈니스 관점에서 최적화된 방법으로 풀어낼 수 있는 사람들. 그 교차점을 설계하고 구현하는 팀이 바로 프로덕트 조직이고, 그렇게 만들어진 결과물이 좋은 프로덕트라고 믿고 있습니다.


Q. 지금 프로덕트 조직이 집중하고 있는 과제가 있다면요?

하나의 키워드를 꼽자면 ‘연결’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의집은 콘텐츠, 커머스, O2O 각각의 완성도가 높습니다. 다만 사용자 여정이 하나의 흐름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하는 연결성은 키울 여지가 많아 보였거든요. 인테리어 아이디어를 보러 오늘의집 앱에 들어왔다가, 우연히 적절한 상품을 발견해서 장바구니에 담고, 필요할 땐 시공 상담·의뢰까지 편리하게 연결되는 경험. 이 흐름을 정교하게 설계하기 위해 단계별로 문제를 풀어가는 중입니다. 하반기에는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시스템을 더 발전시켜 각 서비스 간 시너지를 높이고, 사용자 의도를 더 정확히 파악해서 다음에 필요한 경험을 자연스럽게 제안하는 구조를 점차 만들어 가려 합니다.

▲ 오늘의집 앱 내 콘텐츠, 쇼핑, O2O서비스 스탠다드 화면
▲ 오늘의집 앱 내 콘텐츠, 쇼핑, O2O서비스 스탠다드 화면


올바른 방향 위에서, 속도를 더하기

Q. 올해 초 프로덕트 조직을 목적 조직으로 전환했습니다. 어떤 고민에서 비롯된 변화였나요?

가장 큰 이유는 빠른 실행을 가능하게 하기 위함인데요. 하나의 목표를 중심으로 팀이 정렬되고, 명확한 의사결정자가 방향을 잡으면 실행까지의 속도가 훨씬 빨라질 수 있다고 판단했거든요. 물론 새로운 시도인 만큼 시행착오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또한 배움의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정기적인 구성원 서베이를 통해 운영 방식을 점검하고, 필요할 때마다 방식을 바꿔나가며 더 나은 방향을 찾아나가고 있습니다.

중요한 건, 특정한 조직 구조가 영원한 정답이라고 믿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회사가 그 시점에 집중해야 할 목표와 팀의 성숙도에 맞게 계속해서 유연하게 변화하는 것이 건강한 조직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의집 역시 빠른 의사결정과 실행, 효율적인 리소스 활용, 직군 간 긴밀한 협업과 지속적인 성장을 함께 뒷받침할 수 있는 조직구조를 만들어가는 것을 최종 목표로 두고 있어요.


Q. 요즘 가장 큰 화두는 단연 AI일텐데요. 프로덕트 팀은 이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나요?

맞아요. 지금 가장 중요한 과제는 AI Transformation 입니다. 이건 ‘Nice to have’가 아니라 ‘Survival Toolkit’에 가깝습니다. 개인의 AI 활용 역량에 따라 생산성이 수십 배까지 벌어질 수 있고, 구성원들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활용하느냐에 따라 회사의 성장 속도 및 방향성이 크게 달라질 거라 보고 있어요. 다만 PO의 경우 개발자나 디자이너처럼 바로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명확한 툴이 있는 건 아니기에, 업무 전반에 걸쳐 AI를 어떻게 접목할 수 있을지 적극적으로 시도해 보도록 독려하고 있어요.

무엇보다 이런 변화는 리더들부터 적극적으로 나서야 팀원들도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 역시 다양한 툴들을 사용해보고 있는데요. 최근엔 피그마 메이크로 사내 어카운팅 시스템 개선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공유하고, 간단한 이모지 투표까지 진행한 적도 있습니다. “저걸 에드가 왜 만들었지?”하는 반응도 있었지만(웃음), 그만큼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어요. 다행히 오늘의집엔 AI에 진심인 리더분들이 많습니다. 덕분에 AI를 업무에 활용해 보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고, 점차 업무 문화 중 하나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Q.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중요한 건 결국 방향을 잃지 않는 일이잖아요. 변화의 순간마다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고, 방향을 잡아가시는지 궁금합니다.

우선순위는 고정된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어떤 시점에서 최선이라고 판단했던 선택도 시간이 지나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수 있거든요. 그래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지금 이 시점, 오늘의집에 가장 이로운 선택은 무엇인가’에서 출발합니다.

물론 팀 입장에서는 우선순위 변화가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어요. 그래서 그때마다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 구성원들에게 맥락을 최대한 빠르고 투명하게 공유하고, 자주 얼라인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빠르게 실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못된 방향으로 속도를 내면 오히려 더 큰 리스크가 생길 수 있어요. 그래서 오늘의집이 핵심가치로서 강조하는 Velocity란, 단순히 ‘빨리한다’가 아니라 ‘올바른 방향 안에서 최대한 빠른 길을 찾아나가는 것’을 뜻합니다. 이를 위해 달리는 과정에서도, 변화하는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방향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있어요.


일을 잘한다는 것의 의미

Q. 지금까지 경험한 오늘의집 어떠셨나요?

오늘의집에 와서 가장 크게 느낀건 ‘오하우스십*’이 조직 전반에 깊이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에요. 개인이나 팀의 이해관계보다 회사 전체에 이로운 방향을 우선시하는 동료들이 많았고, 그런 모습을 보며 제가 오래전부터 갖고 있던 ‘일을 잘한다’는 것에 대한 기준도 다시금 확신을 얻었습니다. 파괴적인 방식으로 일을 잘하는 사람은 많습니다. 하지만 진짜 일을 잘하는 사람은 결과뿐만 아니라 그 과정까지도 아름답게 만드는 사람이라 생각해요. 다른 동료들이 ‘나도 저렇게 일하고 싶다’는 영감을 얻고, 그 방식이 반복 가능하게 하는 것. 단발적인 성취가 아니라 건강한 성과를 재현할 수 있는 힘이야 말로 중요한 역량인데, 이러한 지점이 오늘의집이 추구하는 모습과 맞닿아 있다고 느꼈습니다.

오늘의집은 직무나 연차에 구애받지 않고, 본인의 의지와 실행력에 따라 업무의 폭을 넓히며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입니다. AI도 그중 하나인데요, 오늘의집은 시대의 변화를 한발 앞서 고민하고 실제 업무에 적용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권장합니다. 도구나 직무의 제약도 없죠. 새로운 시도에 열려있고 배움에 적극적인 분이라면, 오늘의집에서 누구보다 빠르고 밀도 있게 성장하는 경험을 하실 수 있을 겁니다.

*오하우스십(Ohouship) : 언제나 오늘의집에 장기적으로 가장 이로운 방향을 생각하며, 원팀으로 일하는 태도를 말하는 오늘의집의 핵심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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