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유저 인사이트(User Insights)팀에서 UX Research Operation을 하고 있는 Rosie, Evie 입니다. 오늘의집은 고객의 삶에 긍정적이고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팀 전체가 몰입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어요. 다양한 고객의 목소리에서 인사이트를 찾고, 더 많은 고객에게 최상의 경험을 전하기 위해 저희 User Insights팀을 비롯한 여러 팀이 늘 노력하고 있답니다.
그런데 고객의 이야기를 직접 듣는 일은 여전히 일부 구성원들에게만 머무르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저희는 이 지점을 바꾸고 싶어 고객과 직접 맞닿아 있는 팀답게, 먼저 구성원분들의 목소리를 확인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동료가 고객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을까?', '왜 특정 구성원만 계속 리서치를 참여하게 될까?'라는 질문들을 가지고, 사내 설문과 인터뷰를 진행하며 이야기를 하나하나 모았어요. 그 과정에서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했습니다. 많은 분이 ‘고객을 만나는 일 자체를 어렵고 낯설게 느끼고 있다’는 점이었어요. 실제로 이런 고민과 질문을 자주 들었어요.
💬 “리서치는 리서처만 하는 거 아닌가요?”
💬 “제가 리서치를 진행했다가 오늘의집 이미지를 망칠까봐 참여가 망설여져요.”
누구를 어떻게 리크루팅해야 하는지, 인터뷰 일정은 어떻게 잡아야 할지, 적절한 질문은 무엇인지 등 인터뷰를 준비하는 과정 전반을 낯설어하셨어요. 저희가 "준비는 전부 도와드릴게요"라고 말씀드려도, ‘혹시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실수하면 어쩌나’ 하는 부담 때문에 시작을 미루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렇게 고객을 만나기까지 망설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제품과 서비스는 고객 중심의 의사결정에서 점점 멀어지고, 결국 리서치에 익숙한 일부 직군만 계속 참여하는 흐름이 반복되었어요.
오늘은 이런 고민과 부담을 안고 있던 분들이 직접 리서치에 참여하고, 고객에게 궁금한 것을 스스로 물을 수 있는 200명의 구성원이 되기까지 저희가 만들어온 환경과 그 여정을 함께 나누려 합니다.
자신감으로 리서치 맷집 키우기
저희는 단번에 허들을 낮추기보다, 간단한 방식부터 시작해 점차 리서치에 익숙해지는 과정을 설계했습니다. 각 단계에서는 리서치 진행 방법과 템플릿을 함께 제공해 누구나 작은 시도부터 바로 시작할 수 있게 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 길을 열어두었어요.

구성원분들이 고객을 만날 때 느끼는 ‘자신감의 정도’를 기준으로, 저희가 마련한 과정을 하나씩 소개해 드릴게요.
자신감 0%ㅣ리서치 참여에 대한 심리적 허들 낮추기
처음 리서치를 접하는 분들께 가장 필요한 건 ‘리서치는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이러한 목표로 탄생하게 된 이벤트가 바로 <오늘뭐묻집?>입니다.
<오늘뭐묻집?>은 구성원분들이 평소 고객에게 궁금했던 점을 질문으로 남기면, 고객이 실시간으로 답변하는 형식으로 진행됐어요. 누구나 오가며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사내 카페에 배너를 설치하고, QR코드를 찍으면 바로 웹사이트에서 질문을 남길 수 있게 했습니다. “무슨 질문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라는 고민을 덜어드리기 위해 질문 템플릿도 사전에 제작하여 함께 제공했죠.

그 결과, 놀랍게도! 단 하루 만에 전체 구성원의 1/4이 참여했고 고객으로부터 약 2,500개의 답변이 모였습니다. 무엇보다 의미 있었던 건, 법무팀, 피플팀 등 평소 리서치에 참여하지 않던 분들이 직접 고객과 대화하며 리서치가 특정 직무에만 한정된 일이 아니라는 점을 체감했다는 것이었어요. 실제로 이후에는 리서치 온보딩 세션 신청과 후속 인터뷰 요청으로 이어지며, 작은 경험이 더 큰 참여로 확장되는 흐름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자신감 30%ㅣ대화는 부담스러운 분들을 위해, 고객 목소리를 ‘자주’ 듣게 하기
이벤트로 가벼운 질문은 해봤지만, 고객과 직접 대화하긴 여전히 망설여지는 분들도 있었어요. 저희는 이분들을 위해 접근성이 높은 사내 메신저 채널을 열었습니다. 누구나 부담 없이 고객의 목소리를 더 자주 접할 수 있도록요.

이 채널에서는 실시간으로 들어오는 고객의 제안과 의견을 확인하고, 필요할 때 팀원들과 공유하며 스레드로 논의하고 있습니다. 특히, 고객의 의견을 읽다 보면 더 구체적인 맥락이 궁금해질 때도 있죠. 그럴 때 '질문!' 이모지를 달면 추가 질문을 할 수 있는 워크플로를 마련했어요. 덕분에 고객에게 질문하고 싶은 순간에 빠르게 묻고, 텍스트 답변을 받거나 짧은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때로는 고객의 제안이 서비스에 즉시 반영되는 놀라운 경험도 이어졌습니다. 이렇게 고객의 목소리를 자주 접하게 만드는 것만으로도, 고객과의 거리가 좁혀지고 새로운 대화를 이끌어내게 되더라고요.
자신감 50%ㅣ‘오메이커스’로 단 1분 만에 고객과 대화 시작하기
저희는 개선 의견을 듣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가볍게 직접 물어보기’를 목표로 ‘오메이커스(O!Makers)’를 운영하고 있어요. 얼굴을 마주하지 않아도 채팅으로 빠르게 고객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공간이에요.
*오메이커스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시다면 오메이커스 블로그 글을 참고해 주세요.

처음에는 질문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망설였던 구성원분들도 간단한 하나의 질문을 시작으로, 점점 더 나은 질문을 고민하며 고객분들과 대화하는 방법에 익숙해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오픈된 공간인 만큼 다른 구성원이 남긴 질문들을 참고하며 첫 시도의 허들을 낮출 수 있었죠. 대화를 이어가며 15분 내외의 짧은 인터뷰나 UT(사용성 테스트)로 확장하는 분들도 있었어요. 직접 리크루팅부터 진행까지 맡으며 고객과 라포를 쌓고, 빠르게 인사이트를 얻어 팀에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오메이커스 운영과 관련해 자주 받는 질문을 아래 FAQ로 정리했어요.
🔎 자주 받는 질문
- Q.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요?
- A. 실시간 채팅 및 빠른 인터뷰가 가능한 디스코드(Discord)를 활용해 기수제 형태로 운영하고 있어요.
- Q. 어떤 고객분들을 대상으로 하나요? 편향성은 어떻게 관리하나요?
- A. 매 기수마다 다양한 라이프 스테이지의 고객을 모집해요. 오늘의집에 막 가입한 신규 유저부터 5년 이상 꾸준히 사용 중인 유저, 이사를 앞둔 유저, 자취를 막 시작한 유저까지 최대한 다양한 기준을 고려해 폭넓게 구성해요. 리서치 패널을 통해 모집이 진행되기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리서치 풀의 편향성에 대해서는 참여 전 구성원분들께 주의사항을 사전에 안내하고 있어요.
- Q. 운영은 누가 하나요? 시간이 많이 들진 않나요?
- A. UX Research Operator가 중심이 되어 운영하고 있어요. 초기엔 세팅과 커뮤니케이션에 시간이 꽤 들었지만, 지금은 많은 과정을 자동화해 효율적으로 운영 중이에요. 흥미로운 점은, 예전에 참여했던 고객분들이 자연스럽게 커뮤니티 매니저 역할을 해주신다는 거예요. 덕분에 새로 참여한 분들도 빠르게 적응하고, 운영팀은 큰 리소스 없이도 안정적으로 채널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자신감 70%ㅣ‘오유저데이’로 고객과 직접 만나 자유롭게 대화해보기
하지만, 오메이커스처럼 온라인 채팅을 넘어 고객과 실제로 마주 앉아 대화한다는 것은 여전히 많은 분에게 높은 허들처럼 느껴진다는 문제가 남아 있었습니다. 저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짧고 가볍게 여러 명의 고객을 빠르게 만나볼 수 있는 ‘오유저데이(O!User Day)’를 마련했어요.

오유저데이는 3~5명의 고객을 연속으로 15~20분씩 차례로 만나, 커피챗처럼 캐주얼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스피드 데이팅형 인터뷰예요. 딱딱한 리서치 자리가 아니라서 고객의 솔직한 반응과 생각을 바로 옆에서 듣고 느낄 수 있고, 짧은 시간 안에 여러 고객의 이야기를 한눈에 모을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에요.
실제로 참여한 구성원들은 “생각보다 부담이 덜했다”, “짧은 시간이었는데도 참고할 만한 인사이트를 많이 얻었다”는 피드백을 남겨주셨어요. 특히 여러 고객의 공통된 의견이 눈에 띄게 드러날 때는, 팀 차원에서 바로 의사결정에 반영되는 경우도 있었어요.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는 ‘고객과의 대화는 어렵지 않다’는 경험을 직접 체감한 구성원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자신감 150%ㅣ고객과 제대로 만나 깊이 있는 인사이트 도출하기
앞서 고객과 만나는 첫 문턱을 낮추는 프로그램들을 소개해 드렸다면, 각 제품과 서비스에 맞춰 더욱 정밀한 리서치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고객의 실제 행동 데이터를 바탕으로 필요한 세그먼트를 정의하고, 그 주제에 맞는 고객을 직접 타깃해 만날 수 있어요.

리서치를 희망하는 이해관계자가 워크플로 폼을 통해 인터뷰 대상자 조건과 일정 등을 요청하면, 저희는 그 내용을 바탕으로 진행 조건을 함께 논의해요. 이후 필요한 사항들이 결정되면, 리서치에 적합한 고객을 리크루팅하고 원활하게 모더레이팅을 하실 수 있도록 전 과정을 함께 맞춰가죠.
진행할 때는 1페이저(1-pager) 노트를 통해 어떤 가설로 고객을 만나려는지, 그에 맞춰 사전에 참고할 수 있는 질문들을 공유합니다. 인터뷰가 처음인분들을 위해 오프닝 멘트부터, 고객에게 사전에 고지가 필요한 동의 및 리워드 안내 등의 기본 스크립트도 전달해요. 리서치 진행 방식에 맞게 필요한 도구 세팅 가이드도 안내하고요.
세션이 끝난 후에는, 바로 디브리프(De-brief)를 진행해 대화에서 나온 핵심 인사이트를 정리하고 다음 액션으로 자연스럽게 이어갑니다. 한 번 직접 설계하고 모더레이팅을 경험하면 그 다음 대화 허들이 낮아지고,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고객과 대화하는 일이 많아져요. 이렇게 얻은 인사이트는 데이터와 결합해 또 다른 인사이트를 만들어내기도 하고, 새로운 프로젝트의 출발점이 되기도 합니다.
*고객과 제대로 만나 인사이트를 도출한 사례가 궁금하시다면 여기를 눌러 블로그 글을 참고해 주세요.
고객과의 만남이 일상이 되는 조직
이런 단계적 과정들을 겪으며 고객을 직접 만나기까지 망설이던 구성원분들도 이제는 부담 없이 리서치에 참여하고 있어요. 어느 순간부터는 리서치팀을 찾거나 기다리지 않고 스스로 상황에 맞는 프로그램을 고르고, 대상을 정하며 고객을 만나고 있죠. 이제는 업무 흐름 속에서 언제든 필요할 때면 고객과 만나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고객과 대화하고 그 대화가 의사결정으로 이어지면서 조직에도 조금씩 의미 있는 변화가 생기고 있어요.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다양한 부서에서 관심을 갖고 직접 실행하는 분들이 늘면서, 사내 구성원의 리서치 참여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에요. 또, 리서치로 얻은 인사이트나 개선 사항이 반영될 때마다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고객 만족도가 높아지는 걸 체감하고 있어요. 뿐만 아니라, 리서치 참여 경험이 고객에게 좋은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하는 데도 도움이 되는 것을 느끼고 있답니다.
물론, 여전히 고객을 만나는 일을 낯설어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UX Research Ops는 리서치 프로그램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데서 멈추지 않고, 고객과 만나 이야기를 듣고 고객 중심의 의사결정을 이어가며 조직 내 리서치 문화가 잘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계속해서 새로운 시도를 이어 나가보려고 합니다. 고객과 함께 더 나은 서비스를 고민하는 오늘의집과 User Insights 팀에 많은 관심과 기대 부탁드립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