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집 리브랜딩 비하인드 스토리 ③ - 인터뷰
“계획대로 되지 않았지만, 그 과정에서 ‘계속 걸을 힘’을 얻었어요”
2025년 12월 4일Dana

“아마 오늘의집에서 가장 길었던 프로젝트 아닐까요?

리브랜딩의 첫발을 내딛고 잠시 숨을 고르던 어느 날, 브랜드디자인팀이 동시에 웃으며 한 말이에요. 수백 개의 시안이 붙었다 떼어지고, “이건 우리 같지 않아요.”라는 말이 회의실을 맴돌던 시간들. 그렇게 길고, 때로는 막막했던 순간들을 지나 오늘의집은 새로운 첫걸음을 내디뎠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이끌어 온 브랜드디자인팀과, 고객의 목소리를 가장 가까이에서 전해온 유저 인사이트팀의 Sungbae 님을 만나 1년 반의 여정을 함께 돌아봤습니다.

*자세한 과정을 담은 비하인드 1, 2편도 놓치지 마세요!



이야기 나눈 사람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브랜딩!

(Dana) 이번 리브랜딩, 어떤 계기에서 시작됐나요? 왜 지금이어야 했는지 궁금해요.


(Ben) 리브랜딩 이야기는 사실 저희 입사 전부터 있었어요. 한 4년 전쯤? 비즈니스가 성장하면서 브랜드도 그 속도를 따라가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거든요. 다만 당시에는 왜 지금 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리가 덜 되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에는 처음으로 돌아가 ‘왜’라는 질문을 다시 세우고, 브랜드가 어디에 서 있는지부터 들여다봤어요.


(Bongho) 맞아요. 우리는 ‘공간을 통해 일상의 특별함을 확장하는 브랜드’인데, 바깥에서는 여전히 ‘집 꾸미기 앱’으로 인식되곤 했죠. 본질과 인식 사이의 간극을 좁혀야 했어요.


(Joe) 그래서 ‘우리 팀이 가장 먼저 바꿀 수 있는 지점이 어디일까?’를 고민하게 됐어요. 결론은, “우리가 가장 잘하는 부분부터 하자”였어요. 시각적 표현과 메시지를 다시 정리하고, 흩어져 있던 핵심 가치와 태도를 한눈에 보이게 다듬는 데 집중했어요.


(Dana) 리브랜딩 프로젝트가 디자인팀에서 출발했다는 게 인상적이에요. 보통은 여러 직무가 함께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디자인팀이 중심이 되어 진행하는 게 쉽진 않았을 것 같아요. 어떤 어려움이나 비하인드가 있었나요?


(Joe) 저희가 함께하기 전, 첫 리브랜딩 때는 디자인팀, 전략 조직, 외부 전문가들과도 여러 번 얘기를 나눴다고 들었어요. 그래도 “이게 진짜 우리의 DNA인가?”라는 질문엔 선뜻 확신이 안 생겼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당시 디자인팀과 브랜드마케팅팀이 다시 해보자는 분위기를 만들면서, 더 넓은 관점에서 미션을 다시 바라보는 흐름으로 이어졌어요.


(Luka) 문제는 그다음이었어요. 미션까지는 도출했지만, 그땐 그걸 우리의 언어와 태도로 구체화하지 못해 공감을 얻지 못했고 프로젝트가 잠시 표류했던 것 같아요. 그 과제를 이번에 저희가 이어받으면서, 그때 정리 못 한 표현·태도·가치 체계를 제대로 잡는 데 집중했어요.


(Bongho) 저는 중간에 들어왔지만, 흐름을 보니 시도가 끊긴 게 아니라 4~5년 동안 계속 이어져 있었더라고요. 큰 언어는 이미 있었고, 내부와 외부를 잇는 ‘연결’만 비어 있었던 거죠. 이번 프로젝트는 그 빈틈을 채우는 작업이었고, 시각·언어·의미가 맞물리면서 브랜드가 하나로 정리되는 느낌을 받았어요. 특정 팀 성과라기보다, 조직 전체가 오래 쌓아온 결과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그날의 분위기, 아직도 생생해요

(Dana) 1년 반 동안 이어진 프로젝트였는데, 힘든 순간이 없었다면 거짓말일 것 같아요.


(Ben) 썰은 많은데, 공식 블로그엔 못 실릴 것도 좀 있어서요. (웃음) 초반엔 프로젝트가 두 번이나 중단된 상태라 ‘리브랜딩’이라는 단어 자체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게 가장 어려웠어요. “이번엔 진짜 되나?”라는 시선을 바꾸려면, 내부 협업이 먼저였거든요. 그래서 거의 모든 팀과 함께 일했어요. 협업 안 한 팀이 거의 없을 정도로요. 이번엔 다르다는 걸 증명하는 게 가장 큰 숙제였어요.

(Luka) 저는 아주 솔직히, 지치는 게 제일 힘들었어요. 1년 반 동안 수없이 공유하고, 그래픽 스타일을 깨고 다시 만드는 걸 반복했거든요. 후반엔 ‘이게 맞나’ 싶을 때도 있었고…


(Dana) 인상 깊은 장면도 많았을 것 같아요. 혹시 떠오르는 게 있을까요?


(Ben) 길거리 인터뷰요. 당시 내부에서 로고를 1차로 팀 리더 미팅에서 공개했는데, 반응이 예상과는 달랐어요. ‘뭐 닮았다’는 의견이 나오니, 정말 그런가 궁금해졌죠. 그래서 직접 거리로 나가서 “이게 뭘로 보이시나요?” 하고 무작정 물어보고 다녔어요. 그러다 “이건 제대로 해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Sungbae 님의 도움을 받아 본격적으로 진행했어요. 총 100분을 다섯 조로 나눠 군자와 강남 등에서 1~2시간씩 인터뷰를 했는데요. 수없이 거절당했던, 그때의 감정이 아직도 생생해요.


(Bongho) 저는 입사 전 의견을 구하는 인터뷰를 요청해 주셔서 그때 로고 원형을 처음 봤는데요, 정말 충격받았어요. 좋은 뜻으로요. 이렇게 단순한 형태로 자기 색을 가진 로고는 정말 드물거든요. 말문이 막힐 정도로 멋졌어요. 그래서 입사 후엔 바꾸자는 말을 한 번도 하지 않았어요. 이미 확신이 있었으니까요.


(Joe) 저는 지금의 원형 로고가 처음 나왔던 순간이 지금도 또렷하게 기억나요. 그때 정말 다양한 시안을 만들었거든요. 심볼 없는 버전도 있었고, 집이 아닌 다른 형태의 버전들도 있었죠. 그런데 Ben님이 만든 원형 로고를 보는 순간, ‘이거다’ 싶은 확신이 들었어요. 예전 회사에서는 각자 시안에 대한 애착이 너무 강해서 전략적인 선택이 잘 안되기도 했는데, 이번엔 달랐어요. 누구의 시안이냐보다 브랜드에 더 좋은 선택이 뭔지에 집중했죠. 그래서 ‘이 로고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보자’는 마음으로 서로를 밀어줬던 것 같아요.


(Ben) 맞다, 그때 ‘집 모양 시안 100개 그려오기’ 같은 미션도 자진해서 했었는데, 노트북으로 하다가 결국 “그냥 손으로 그리자!” 하면서 하나씩 채웠던 기억이 나요.


(Luka) Ben 님 그때 5분마다 한숨 쉬었어요. 다리 떠는 속도도 엄청나고. (웃음)


(Luka) 또 기억에 남는 게, 구성원분들께 처음으로 프로젝트를 공유하기 위해 영상을 만들었을 때예요. 디테일을 수십 번 주고받으면서 작업했는데, 덕분에 첫 공개 때 반응이 정말 좋았어요. 특히 오카페 미디어월에서 영상이 재생될 때 진짜 뿌듯했어요.


(Joe) 무엇보다 이번 프로젝트는 내부에서 진행했다는 것도 의미 있는 것 같아요. 보통은 외부 에이전시를 쓰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는 내부의 힘으로 완성했으니까요. 업계에서도 이런 케이스는 드물 거예요.



내가 생각하는 ‘진정성’이란


(Dana) 리브랜딩의 핵심 키워드이자 오늘의집의 퍼스널리티가 바로 ‘진정성’인데요, 여러분에게 진정성은 어떤 의미인가요?


(Luka) 저는 ‘일관됨’이 진정성과 가장 가까운 말이라고 생각해요. 생각과 행동이 계속해서 같은 방향을 향할 때, 그게 타인의 눈에는 진정성으로 보이잖아요. 디자이너로서는 이전 그래픽 시스템이 통일감이 부족해 아쉬웠고, 이번엔 하나의 그래픽 언어로 스타일을 일관되게 유지하려고 했어요. 그 일치에서 진정성이 조금이라도 느껴졌으면 했고요.


(Bongho) 저도 동의해요. 다만 진정성은 ‘정도’가 있다고 봐요. 생각만 있어서는 부족하고, 결국 행동으로 이어져야 하죠. 그리고 그 행동이 누군가에게 닿아야 비로소 완성돼요. 내부에서 아무리 “우린 진정성 있어요”라고 말해도 실행이 없으면 금방 희미해지니까요.


(Joe) 저는 이 단어를 정말 좋아하지만, 동시에 가장 어렵다고 느껴요. 진정성은 결국 본질을 꾸준히 지켜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겉모습보다 그 안에서 내가 진짜 가치를 느끼고, 그게 내 방식과 맞아야 비로소 진정성으로 이어지는 거죠. 여러 요소를 포용하면서도 본질을 놓지 않는 것, 어렵지만 핵심이라고 봐요.


(Sungbae)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느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진정성이 무엇인지는 모호하지만, 반대로 진정하지 않은 것은 누구나 바로 알잖아요. 결국 판단 주체는 타인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에요. 그래서 브랜드가 “예쁜 집을 꾸미세요”라고 말한다고 설득력이 생기는 게 아니에요. 고객이 스스로 그렇게 느껴야만 의미가 생기죠. 진정성은 브랜드가 선언하는 게 아니라, 고객이 느끼는 결과라고 생각해요.


(Dana) 결국 진정성은 ‘보여주는’ 게 아니라, ‘느껴지게 하는’ 거네요. 그렇다면 브랜드가 진정성을 증명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Sungbae) 저는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리브랜딩 후 고객 반응을 조사했을 때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결과가 나왔는데, 그게 오히려 진정성의 증거처럼 느껴졌어요. 10년 동안 같은 자리를 지켜왔기 때문에, 고객은 오늘의집을 믿고 ‘진짜’라고 느낀 거죠.

그리고 ‘집’이라는 주제로 보면, 건축가 마리오 보타가 “집은 몸을 지키기 위한 폐쇄된 피난처”라는 말을 한 적이 있어요. 요즘은 외부 자극에 둘러싸여 살지만 정작 나를 위한 피난처는 점점 줄어들고 있어요. 그래서 집은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진정성 있게 살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고 생각해요. 오늘의집이 하는 일은 결국 그 피난처를 더 잘 만들도록 돕는 일이고요.


(Bongho) 저도 한 가지를 보태고 싶어요. 우리는 흔히 거울에서만 나를 본다고 생각하지만, 집에 돌아오면 ‘내 이야기가 담긴 공간’을 보잖아요.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공간이 아니라, 나를 보는 공간이죠. 그게 진정성과 닿아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오늘의집은 그 두 가지를 가장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브랜드라고 봐요.


(Dana) 그런 맥락에서 보면, 이번 리브랜딩은 고객과의 관계를 새로 정의한 걸까요? 아니면 기존 관계를 더 깊게 확장한 걸까요?


(Ben) 저는 ‘재정의’보다는 확장이 더 맞는 것 같아요. 기존 관계는 그대로 두고, 시공·패키지·AI·글로벌처럼 아직 닿지 못한 영역으로 넓혀가는 준비 단계였죠.


(Luka) 저도 ‘변화’라기보다 ‘깊이의 강화’라고 생각해요. 고객과의 유대는 이미 있었는데, 그 감정을 시각과 언어로 충분히 표현하지 못했을 뿐이죠. 이번 리브랜딩은 그 연결을 더 명확하게 해줬어요.


(Joe) 여기에 오메이커스(O!Makers)가 큰 역할을 했어요. 고객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는 채널이 있다는 건 정말 큰 강점이거든요. 인터뷰하면서도 느꼈어요. 고객들은 이미 우리를 신뢰하고 있다는 걸요. 그래서 앞으로는 그 관계를 더 넓고 단단하게 만드는 게 우리의 숙제라고 생각해요.


(Sungbae) 저는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이 오히려 ‘변화하지 않기’였다고 생각해요. 게릴라 인터뷰도 기존 고객과의 관계를 해치지 않기 위한 확인 과정이었고요. 오래된 펜션 확장에 비유하고 싶어요. 기존 산장을 버리는 게 아니라, 옆에 새 동을 지어 새로운 손님을 맞이하는 거죠.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새로 둘지 고민하면서도 근본에 있는 ‘환대’는 그대로 가져가야 했어요. 그게 이번 리브랜딩의 핵심이었고, 우리가 말하는 진정성도 결국 거기서 비롯된 것 같아요.



공개 직후, 걱정과 설렘 사이

(Dana) 리브랜딩 공개 이후 정말 많은 피드백을 받으셨을 것 같아요.


(Bongho) 사실 지금 우리가 말하는 메시지가 고객에게 완전히 닿으려면 시간이 좀 필요할 거예요. 그래서 처음엔 짧은 반응들이 많았어요. 제일 많이 들은 말이 “귀엽다”였는데, 의도한 건 아니지만 기분 좋더라고요. ‘편하고, 친근하고, 다정하다’는 인상을 받았다는 뜻이니까요. 또 “오늘의집이 만든 것 중 감도가 제일 높다”는 얘기도 있었는데, 시각적인 완성도를 인정받은 것 같아 안도감이 들었어요.


(Joe) 저는 “드디어”라는 말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드디어 바뀌었다”, “드디어 보여줬다” 같은 반응들이요. 그 말들에서 우리가 고객과 꾸준히 함께 걸어왔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우리가 먼저 보여줘야 하는 사람들한테 공감받았다는 게 정말 다행이었죠.


(Dana) 유저 인사이트팀이 꾸준히 고객과 대화해온 덕분이기도 한 것 같아요.


(Sungbae) 동의해요. 많은 회사가 리브랜딩을 비밀리에 하는데, 우리는 그렇지 않았어요. 이번 리브랜딩의 주인공은 고객이었죠. 수십 명이 피드백을 주고, 그 안에서 자기 이야기와 오늘의집 이야기를 함께 나눴어요. 공개 이후에도 로고 얘기보다 ‘내 삶, 내 집’ 얘기가 훨씬 많았고요. 그게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Dana) 내부 반응도 궁금해요.


(Ben) 대부분 “고생했다”였어요. (웃음) 사실 그 한마디면 충분하긴 했어요.


(Bongho) 전사 공유가 온라인으로 진행돼서 현장 반응은 직접 보지 못했어요. 그런데 끝나고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사람들 표정에서 느낌이 딱 오더라고요. 자리로 돌아와 슬랙 채널을 확인하니, 긍정적인 반응들도 이어지고 있었어요. “영상 한번 더 보고 싶어요.”, “의미가 너무 멋져요” 같은 메시지가 올라왔죠. 무엇보다 멤버들의 슬랙 상태 이모지가 새로운 로고로 ‘탁탁탁’ 바뀌는 모습이 진짜 피드백 같았어요.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준 공감이었어요.


(Ben) 이번 리브랜딩은 내부에서도 “드디어”라는 반응이 많았어요. 예전부터 이 변화를 기다리던 분들이 꽤 있었거든요. 1년 반 넘게 프로젝트를 하면서 솔직히 초반엔 “이번에도 쉽지 않을 거야”라는 시선이 많았는데, 결국 해냈다는 게 지금은 가장 뿌듯해요.


(Dana) 시간이 조금 더 흘렀을 때, 사람들 마음속 ‘오늘의집’은 어떤 브랜드이길 바라시나요?


(Ben) 지금 오늘의집이 추진 중인 ‘라이프 이벤트 솔루션’, 그게 제대로 실현되면 좋겠어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사람들의 좋은 추억과 연결되는 브랜드였으면 해요. 그냥 ‘한때 썼던 서비스’가 아니라, 이사나 결혼 같은 중요한 시점에 “그때 오늘의집 썼었지” 이렇게 말할 수 있는 브랜드요.


(Luka) 조금 시간이 걸리겠지만, ‘오늘의집’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이미지가 딱 떠오르면 좋겠어요. 영감을 실현해 주는 서비스, 따뜻한 브랜드, 정돈된 플랫폼 같은 것들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아, 그 브랜드”라고 느껴지는.


(Sungbae) 저는 “누구에게 알려지길 원하나”를 고민할 때마다 늘 할머니가 떠올라요. 예전에 잠깐 함께 지낸 적이 있는데, 거동이 불편하셔서 집안 곳곳에 손잡이를 달아드려야 했어요. 그런데 그때는 그 제품을 뭐라고 검색해야 할지도 모르겠더라고요. 그 경험을 통해 깨달았어요. 기억에 남는 브랜드는 결국 사람의 문제를 얼마나 깊이 해결했는가와 연결된다는 걸요.

각자의 삶의 방식을 깊이 이해하고 그에 맞게 도와주는 브랜드가 되고 싶어요. 요즘 60대 고객분들이 오늘의집에 일상을 기록하시기도 하는데, 그럴 때마다 느껴요.  우리 서비스가 이미 작은 부분에서 닿고 있구나. 그게 조금씩 더 넓어지면 얼마나 멋질까.


(Luka) 요즘 얘기하다 보면 브랜드가 ‘감도 높은 브랜드’로 가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데, 저는 다르게 생각해요. 우리는 높은 곳보다 넓은 곳을 향해야 하고, 뭐든 담을 수 있는 포용력이 필요하다고요. 가격이나 퀄리티로 누구를 배제하지 않고, 모든 삶을 포용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Joe) 저는 5년 뒤엔 오늘의집이 ‘라이프스타일을 이야기하는 브랜드’가 되었으면 해요. 지금은 기능적 성장에 집중하고 있지만, 브랜드의 본질은 결국 감동과 진심이 느껴지는 데 있잖아요. “예쁘게”, “가성비” 같은 말보다 우리만의 메시지를 일관되게 전할 수 있었으면 해요.


(Bongho) 결국 우리는 ‘영감을 실현시키는 길’ 위에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 이사나 시공 같은 큰 문제에 집중하는 건 단계적인 선택이고요. 앞으로도 가까운 문제부터 차근차근 해결하면서 다음 과제로 확장하는 게, 오늘의집다운 성장 방식이라고 봐요.



진짜진짜_진짜_최종_아닌_시작점.ohouse


(Dana) 이 프로젝트의 ‘성공’은 뭘까요? 어디까지 가면 “이제 잘했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Joe) 저는 “이제야 시작점에 도달했다”라고 말하고 싶어요. 로고도, 퍼스널리티도 정리했지만 이제부터 어떻게 보여줄지가 더 중요하거든요.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진정성을 가지고 고객을 마주할 때, 그때가 진짜 성공이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먼저 비주얼로 제안하고, 사람들이 “저게 오늘의집의 말과 행동이구나” 하고 느끼는 순간들, 그게 쌓여가는 게 우리가 가야 할 길이죠.


(Sungbae) 사실 이번 리브랜딩 과정이 매끄럽진 않았어요. 전략을 세우고 무드보드를 만들고… 계획은 있었지만, 현실은 가시밭길이었죠. (웃음) 엉성했고, 어떤 면에서는 엉터리였어요. 그런데 지금 돌이켜보면, 그 엉성함 속에서 제일 중요한 걸 배운 것 같아요. ‘우리 페르소나는 누구인가’를 두고 수많은 논의가 오가기도 했는데, 그 과정이 결국 브랜드의 근육을 키워준 시간이었다고 생각해요.

로고는 언제든 바뀔 수 있어요. 하지만 그 방향을 결정하는 건 우리가 던졌던 질문들이에요. 질문이 쌓여야 근육이 생기고, 근육이 있어야 방향을 잃지 않거든요. 완벽하게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았지만, 그 과정을 통해 ‘계속 걸을 수 있는 힘’을 얻은 것 같아요. 앞으로도 그렇게 갈 거예요. 조금 엉성해도, 그래도 계속.


(Bongho) Sungbae 님이 말씀하신 게 정답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비트겐슈타인이 이런 말을 했어요. “세상은 사물(결과)에 있지 않고, 사실(과정)에 있다.” 이 말처럼, 지금 우리 앞에 있는 결과물보다

그걸 만들어온 수많은 대화와 결정, 행동이 진짜 ‘사실’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성공과 실패를 나누는 게 의미 없다고 봐요. 우리는 그 둘을 오가며, 계속 ‘행하고’ 있을 뿐이니까요. 이번 리브랜딩도 완성된 결과가 아니라, 새로운 깊이와 관점을 더해가는 첫 발자국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엉망진창의 순간들은 계속 있겠죠. 하지만 그 모든 작은 결정들과 시도가 쌓여 결국 고객에게 닿는 브랜드의 모습이 될 거예요. 그게 오늘의집이 걸어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해요.


(Ben) 오늘 아침에 어떤 브랜드의 리브랜딩 실패 사례를 봤는데, 기존 고객의 공감을 무시하고 새로운 버전으로만 도약하려다 결국 많은 고객이 떠나버린 이야기였어요. 그걸 보면서 오늘의집 리브랜딩 과정을 떠올렸어요. 우리는 조용했지만, 그만큼 신중했고 변화를 위한 과정에서도 고객의 공감을 놓치지 않으려 했던 것 같아요. 많은 구성원이 그 방향에 공감했고, 그래서 리브랜딩 이후에도 고객들이 등을 돌리지 않았어요. 오히려 응원과 신뢰를 보내주셨죠. 그래서 저는 이번 리브랜딩이 ‘성공적인 시작’이었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리브랜딩이 아니라, 브랜딩 그 자체의 시간이에요. 앞으로도 더 많은 고객을 팬으로 만들고, 그 관계를 계속 이어가는 게 우리의 역할이겠죠. 결국 실패하지 않았다는 건, 우리가 함께 공감하며 변화를 만들어냈다는 증거 아닐까요?



지난날의 나, 그리고 성장한 나에게

(Dana) 이번 프로젝트를 돌아봤을 때, 개인적으로 가장 크게 배운 점이 있다면요?


(Ben) 저는 ‘자기 확신의 중요성’을 배웠어요. 1년 반 동안 진행하다 보니 “이게 맞나?” 싶은 순간이 정말 많았거든요. 그럴수록 피하지 말고, 솔직하게 피드백을 듣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걸 알았어요. 그리고 확신은 혼자가 아니라 동료들과 고객의 반응이 함께 만들어주는 거였고요.


(Bongho) 저는 “한 번에 이뤄지는 건 없다”는 걸 다시 느꼈어요. 어렵게 내린 결정일수록 결국 더 안전하고 단단하더라고요. 이번 리브랜딩은 4~5년간의 고민이 쌓여 나온 결과라, 그 시간만큼 많은 분들의 진심이 녹아 있었어요. 그래서 오히려 더 자신 있게 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Luka) 그래픽 디자인을 맡으면서 아이덴티티 안에서 핵심적인 형태적 언어를 발견하는 게 제일 흥미로웠어요. 그걸 기반으로 그래픽 에셋을 확장해 가는 노하우를 쌓을 수 있었어요. 이 부분은 특히 Bongho 님께 감사드리고 싶어요. 또, 리브랜딩처럼 큰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구성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공감대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정말 많이 배웠어요. 그 과정을 함께 만들어주신 Joe 님, Ben 님께 정말 감사드려요.


(Joe) 두 가지가 크게 남아요. 리브랜딩은 결국 많은 사람의 공감과 합의가 필요한 일이에요. 그래서 오랜 시간 그 필요를 설명하고 설득해 왔고, 그 과정에서 정말 많이 배웠어요.

내부적으로 브랜딩은 조직 전체가 같은 방향을 바라보게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왜 지금 변화해야 하는지’, ‘우리는 어떤 브랜드가 되어야 하는지’를 함께 고민하고 이해를 맞춰가는 과정이 큰 배움이었어요. 단순한 결과물보다, 구성원을 설득하고 브랜드 철학을 조직 안에 스며들게 하는 일이 브랜딩의 핵심이라는 걸 더 깊이 알게 됐어요.

그리고 팀원들에게도 많이 배웠어요. 저희 팀원들이 겉으론 비슷해 보이지만 각자 다른 강점과 관점을 갖고 있어서, 그 차이 덕분에 제 생각의 폭도 넓어졌고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었어요. 일이 잘 풀릴 때도, 막힐 때도 있었지만 결국 그 모든 경험이 성장으로 이어졌다고 느껴요.


(Dana) 그럼, 리브랜딩 프로젝트 시작 전의 ‘나’에게 한마디 한다면요?


(Ben) 지름길은 없다고 말할 것 같아요. 모든 과정이 다 필요했어요. 그래서 돌아간다면 그냥, “묵묵히 해내라.” 아니면… 아예 하지 말거나…?” (웃음)


(Luka) 그땐 힘들고 지치겠지만, 조금만 더 버티면 결국 된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Joe) 좀 더 체계적으로 보고, 우선순위를 잘 세워라… 정도?


(Dana) 마지막으로, 서로에게 한마디!


(일동) 고생하셨습니다.


(Dana) 그 말 말고는 없어요?


(Sungbae) 저 되게 진정성 있게 말했는데..? (다 함께 웃음)  고생 많이, 많이, 많이 하셨습니다!



리브랜딩 이야기는 여기서 마무리지만, 오늘의집의 변화는 이제 막 첫 페이지를 넘겼어요. 이번 여정은 단순히 로고를 바꾸는 일이 아니라, 오늘의집이 사용자와 만날 때 어떤 태도로 있어야 할지 다시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여러 팀이 오랜 시간 쌓아온 고민들이 하나로 모이면서 오늘의집의 ‘우리다움’은 조금씩 또렷해졌고, 그 방향은 앞으로 여러분이 오늘의집을 사용하는 순간순간 자연스럽게 드러날 거예요. 이 변화가 여러분의 일상에 어떻게 스며들지, 다가올 오늘의집을 기대해 주세요. ✨

오늘의집에서 당신을 찾고 있습니다!
Senior Product Owner (Search & Recommendation)[오늘의집페이] Product ManagerProduct Owner (Commerce Exploration & Decision)Product Owner (Commerce Platform)Product Owner (Search & Recommendation)Product Owner (Ads)Product Designer (Space AI)검색/추천 운영 매니저 (계약직)Operations Manager (Space AI) (계약직)
목록으로 돌아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