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프로젝트를 푸는 새로운 파트너, AI 과외선생님
오늘의집 디자이너가 AI와 일하는 방식을 다시 정의한 이유
2026년 3월 31일Jack

안녕하세요, 오늘의집에서 글로벌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 프로덕트 디자이너 Jack입니다. 오늘은 AI를 ‘과외 선생님’이자 ‘콘텐츠 생산 도구’로 활용하며, 생소한 분야를 빠르게 돌파해 나간 과정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맡으면 우리는 보통 자료를 읽고, 개념을 이해한 뒤 전략을 세워 실행에 옮기곤 합니다. 저 역시 이번 SEO(검색엔진 최적화) 프로젝트, 그중에서도 pSEO(Programmatic SEO, 프로그래밍 방식의 검색 엔진 최적화)를 처음 마주했을 때 그랬습니다. 며칠 동안 구글 공식 문서와 해외 아티클을 뒤지며 공부에 매달렸죠.

*pSEO : 검색어가 될 만한 키워드 데이터를 활용해 수만 개의 맞춤형 페이지를 자동으로 생성하여 검색 결과에 노출시키는 전략


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명확해지기보다 더 복잡해졌습니다. 규칙은 방대했고 예외는 더 많았습니다. “이걸 언제 다 이해하고 시작하지?”라는 막막함이 앞섰고, 결국 저는 공부를 멈추고 일하는 방식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낯선 분야일수록 ‘공부’보다 ‘문제 정의’부터

새로운 영역에 발을 들였을 때 가장 위험한 것은 ‘완벽히 이해할 때까지’ 실행을 미루는 일입니다. 특히 SEO처럼 복잡한 분야일수록 더 그렇습니다. 저는 학습의 순서를 뒤집었습니다. 먼저 전체를 얕고 넓게 훑은 뒤, 당장 풀어야 할 문제를 정의하는 데 집중했죠.

이번 프로젝트에서 던진 첫 번째 질문은 “최신 검색 알고리즘은 유저의 어떤 변화에 반응하고 있는가?”였습니다. AI와 함께 구글의 최근 업데이트와 검색 트렌드를 분석해 보니 흐름은 분명했습니다. 과거에는 단어 중심(Short-tail) 검색이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상황과 의도가 담긴 질문형(Long-tail) 검색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었습니다.

  • 과거 (Keyword-centric SEO) : sofa, living room sofa, nordic desk
  • 현재 (Intent-centric SEO) : small living room sofa ideas, best sofa for studio apartment, nordic desk setup for small room

이 변화는 단순히 검색어가 길어졌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검색 엔진이 ‘사용자의 검색 의도(Search Intent)를 얼마나 정확히 해결하는가’를 랭킹의 핵심 기준으로 삼기 시작했다는 신호였습니다. 즉, 이제 SEO는 키워드를 나열하는 일이 아니라, 유저의 질문에 답하는 ‘답변형 콘텐츠’를 설계하는 일이 되었다는 뜻이었습니다. 결국 이번 pSEO 프로젝트의 핵심은 이러한 콘텐츠를 검색 엔진이 이해하기 쉬운 구조적 데이터(Structured Data) 형태로 빠르고 대규모로 구축하는 데 있었습니다.


키워드 중심 구조만으로는 유저의 '질문'에 답하지 못했습니다

기존의 글로벌 오늘의집(Ohouse) 웹 구조는 ‘키워드 → 카테고리 → 리스트 → 상세’로 이어지는 탐색 최적화 구조입니다. "소파"처럼 사고 싶은 물건이 명확한 유저에게는 효율적인 구조죠. 하지만 검색을 통해 유입되는 유저의 니즈는 훨씬 더 복잡합니다.

예를 들어, "좁은 거실에는 어떤 소파가 맞을까?"라고 묻는 유저에게 상품 리스트만 보여주는 것은 충분한 답이 아닙니다. 유저는 리스트를 탐색하기 전에 자신의 상황에 맞는 ‘가이드’를 먼저 얻고 싶어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 pSEO 페이지는 질문 하나를 답변 하나로 완결하는 ‘4단계 페이지 경험’으로 설계했습니다.

이 구조를 통해 유저는 ‘질문 → 이해 → 사례 → 상품’으로 이어지는 완결된 여정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는 명확한 키워드 기반 탐색 의도를 가진 유저보다,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는 유저에게 더 적합한 페이지 구조입니다.


‘SEO 과외 선생님’에서 ‘실행 도구’로

AI 활용의 핵심은 얼마나 많은 자유를 주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정교한 제약과 맥락을 설계하느냐에 있습니다. 처음에는 저도 “SEO 메타 정보를 써줘” 같은 막연한 요청을 던졌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과장된 표현이나 어색한 현지화 문장뿐이었습니다. 당시에는 AI에게 자유를 많이 줄수록 결과가 좋아질 거라 믿었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였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한 가지를 분명히 알게 됐습니다. AI는 맥락이 충분하고 제약이 명확할수록 더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도구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접근 순서를 바꿨습니다. AI를 단순한 SEO 제작 도구로 두기보다, 제가 잘 모르는 낯선 도메인을 함께 이해하고 구조를 검토하는 ‘도메인 과외 선생님’으로 먼저 정의했습니다. 기획하는 과정에서는 필요한 질문과 대화를 통해 맥락을 충분히 쌓고, 그 위에서 구조와 방향을 점검하도록 했죠. 그다음 콘텐츠 생성 규칙을 함께 정의했습니다.


[Step 1] SEO 구조를 검토하는 ‘과외 선생님’

먼저 AI에게 검색 가이드라인과 일본 시장의 맥락을 충분히 학습시켰습니다. 그다음 설계 중인 페이지 구조를 지속적으로 검토받았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AI가 저를 대신해 전략을 세워주는 것이 아니라, 제가 만든 구조가 실제 검색 의도에 맞는지 빠르게 확인해 주는 조력자 역할을 수행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저는 이런 질문들을 반복해서 던졌습니다.

  • "이 페이지가 사용자의 질문에 바로 답을 주는 구조인가?"
  • "상단 요약 문단이 검색 맥락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가?"
  • "이 표현이 일본 사용자에게 정보로 느껴지는가, 아니면 광고처럼 들리는가?"
  • "페이지 구조가 같더라도, 각 페이지가 서로 다른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보일 만큼 충분히 차별화되어 있는가?"

이 과정을 반복하며 저는 문서로만 공부하는 시간을 줄이고, 설계와 검토를 동시에 진행하며 실전 지식을 빠르게 체득해 나갈 수 있었습니다.


[Step 2] 어색함 없는 콘텐츠를 위한 '언어 규칙' 만들기

앞선 과정에서 '과외 선생님'과 전략의 방향을 잡았다면, 이번에는 AI를 규칙에 맞춰 콘텐츠를 뽑아내는 ‘실행 도구'로 재설정했습니다. 브랜드 정체성과 현지 가독성을 지키기 위해 검토 과정에서 확인한 원칙들을 구체적인 실행 규칙으로 변환해 프롬프트에 반영했습니다.

  • 추상적 형용사 전면 금지 : Optimal, Best choice 같은 모호한 표현은 검색 엔진의 신뢰도를 떨어뜨립니다. 대신 제품의 기능과 상태를 나타내는 구체적인 형용사만 허용했습니다.
  • 브랜드명 표기 고정 : 'Ohouse' 같은 브랜드 명칭은 가타카나 표기 없이 영문 그대로 유지해 고유성을 확보했습니다.
  • 일본어 조사 규칙 명시: 기계 번역 특유의 어색함을 줄이기 위해, 통번역 팀의 지원을 받아 단어 조합에 따라 자연스럽게 읽히는 조사 규칙을 정리했습니다. 예를 들어 "シンプルなペンダントライト(심플한 팬던트 조명)"처럼, 형용사 뒤에 오는 조사(な) 하나만 제대로 바꿔도 문장 전체가 훨씬 자연스러워집니다.

이러한 규칙들은 먼저 AI와의 대화를 통해 큰 방향을 정리하고, 디테일한 표기법이나 예외 케이스는 별도의 JSON 파일로 분리해 관리했습니다. 프롬프트가 지나치게 길어지면 맥락이 흐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규칙의 일관성은 유지하되, AI가 핵심 맥락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구조를 나눈 것입니다.


대화에서 프로토타이핑으로 즉시 검증하는 방법

이 프로젝트에서 속도를 높인 결정적인 열쇠는 ‘학습과 실행의 결합’에 있었습니다. 보통은 새로 배운 지식을 노션 같은 문서로 먼저 정리하곤 합니다. 그 뒤에 기획안을 쓰고 디자인에 들어가죠. 하지만 저는 이 과정을 생략했습니다. 배운 내용을 문서로 쌓기보다, 피그마(Figma)와 클로드(Claude)를 활용해 곧바로 화면부터 만들었습니다. 그다음 결과물을 AI에게 전달해 구조적으로 검증받으며 진행했습니다. 이론으로만 알던 지식은 실제 화면에 적용했을 때 차이가 생기기 마련이고, 나중에 이를 수정하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문서 정리 대신 SEO 구조 피드백 요청하기

가이드라인을 텍스트로만 읽는 것보다, 제가 그린 시안을 두고 “이 부분이 SEO 관점에서 감점 요인인가요?”라고 직접 묻고 피드백을 받는 방식이 도메인 지식을 익히는 데 훨씬 효과적이었습니다. 실제 화면을 바탕으로 검토를 반복하다 보니 개념이 훨씬 빠르게 체화됐고, 문서로 정리한 내용을 다시 시각화하는 불필요한 단계도 줄일 수 있었습니다. 시안이라는 구체적인 결과물 위에서 AI와 직접 대화하며 실행 속도와 설계의 정확도를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었어요.

이 과정에서 AI와 함께 검토한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 Semantic Check (의미적 검토) : "이 H1 타이틀은 롱테일 키워드의 검색 의도와 일치하는가? 아니면 단순한 키워드 나열인가?"
  • Information Hierarchy (정보 위계) : "상단 요약 문단이 페이지 전체의 주제를 대표하는 핵심 신호로 작동하고 있는가?"
  • Conversion vs SEO (상충 관리) : "상품 카드가 뷰포트 하단으로 밀려 있는데, 이것이 유저 경험(UX)과 SEO 색인 중 어느 쪽에 더 치명적인가?"
  • Mobile Scannability (모바일 가독성) : "모바일 뷰에서 이미지와 텍스트 배치가 구글의 성능 기준(Core Web Vitals)에 부합하는가?"


pSEO의 핵심은 콘텐츠 ‘무한’ 생산 구조

SEO가 무엇인지 이해했고 화면 설계도 마쳤지만, 마지막 문제가 남았습니다. 바로 콘텐츠입니다. 아무리 구조가 잘 잡혀 있어도 검색 엔진이 읽을 콘텐츠가 없다면 그 페이지는 존재하지 않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입니다. 특히 유저의 다양한 질문에 대응하려면 콘텐츠의 '양'이 중요했습니다. pSEO의 본질은 끝없이 늘어나는 유저의 질문에 구조적으로 대응하는 데 있습니다. 예를 들어 ‘소파’라는 하나의 제품만 보더라도, 유저의 관심사는 이렇게 끝없이 확장되죠.

  • 소파 + 화이트 + 거실
  • 소파 + 화이트 + 작은 집
  • 소파 + 화이트 + 북유럽 스타일
  • 소파 + 화이트 + 1LDK 배치

이 수많은 경우의 수를 사람이 일일이 기획하고 만드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저는 '과외 선생님'이었던 AI의 역할을 다시 정의했습니다. 규칙에 따라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생성하는 ‘운영 시스템’으로 확장한 것입니다. 먼저, 이 시스템을 지탱하는 핵심 아키텍처는 세 가지 레이어로 구성했습니다.

pSEO를 가동하는 3-Layer 아키텍처

  • Intent Layer (의도 분석 계층) : 유저의 복잡한 질문을 AI가 이해할 수 있는 단위(제품, 공간, 스타일, 라이프스타일 등)로 쪼갭니다. 예를 들어 "좁은 거실에 어울리는 화이트 소파"라는 질문을 받으면 Space : Small Livingroom, Product : Sofa, Style: White라는 메타데이터를 추출해냅니다.
  • Template Layer (구조 고정 계층) : 앞서 정의한 '질문-답변 완결형' 템플릿을 고정합니다. 어떤 질문이 들어와도 유저가 일관된 정보 위계(답변 → 사례 → 상품)를 경험하도록 설계한 '그릇'입니다.
  • Data Layer (자산 연결 계층) : 추출된 의도에 맞는 실제 자산을 매칭합니다. 오늘의집(Ohouse)이 보유한 방대한 상품 DB, 실제 유저의 스타일링 샷(UGC), 전문가의 노하우가 담긴 기사 등을 실시간으로 불러와 템플릿을 완성합니다.

이 구조가 갖춰지면 새로운 질문이 생겨도 매번 페이지를 새로 설계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미 만들어진 튼튼한 구조 안에서 콘텐츠를 확장하기만 하면 되니까요.


그렇다면 이 구조는 실제로 어떻게 작동했을까요?

핵심은 슬러그(Slug)였습니다. 슬러그를 단순한 URL이 아니라 콘텐츠를 생성하는 ‘입력값’으로 정의했습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슬러그가 주어지면,

{ "slug": "sofa-white-livingroom", "target_region": "Japan", "language_code": "ja" }

AI는 이를 이렇게 해석합니다.

  • Product : sofa
  • Style : white
  • Space : livingroom

그리고 이 정보를 바탕으로 페이지의 제목(H1 Title), 검색 엔진용 메타 제목과 설명문(Meta Title & Description), 그리고 AI 요약문(AI Summary)까지 자동으로 생성합니다.

{ "ja": { "H1_Title": "ホワイトソファでつくる清潔感のあるリビングコーディネート", "Meta_Title": "白いソファでお部屋を明るく見せるコツ | Ohouse", "Meta_Description": "リビングの主役になる白いソファ。空間を広く見せる配置や、お手入れのポイントを実例とともに紹介します。", "AI_Summary": "白いソファは空間を明るく見せるだけでなく、リビング全体に清潔感を与えます。" } }

이처럼 질문이 늘어날 때마다 개별적으로 기획하지 않아도 이미 정의된 규칙 안에서 새로운 페이지를 계속해서 만들어낼 수 있는 구조입니다.

Input Slug → Intent Analysis → Template Mapping → AI Content Generation → Final Output


결과 : pSEO가 만들어낸 숫자들

pSEO 운영 시스템 구축과 오늘의집(Ohouse) 글로벌 웹 페이지 구조 개선을 통해, 약 5만 개 이상의 페이지를 1차 런칭했습니다. 그 결과는 수치로도 명확하게 확인됐습니다.

수치 이상으로 의미 있었던 것은 유저의 행동 변화였습니다. 오가닉 유저는 유료 광고(Paid) 유입 유저 대비 평균 체류 시간이 12배 이상 높았으며, 재방문과 참여 지표 전반에서도 더 높은 성과를 보였습니다. 이는 검색을 통해 유입된 유저가 단순 방문이 아니라, 질문에 대한 답을 탐색하며 머무르고 있다는 신호였습니다. 개별 콘텐츠를 수작업으로 생산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URL 규칙 기반으로 새로운 검색 질문을 지속적으로 커버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했기에 가능한 결과였습니다.


변화하는 AI의 역할, 달라진 질문 방식

복잡한 프로젝트를 완수하기까지. 달라진 것은 AI 자체가 아니라, 제가 AI에게 던지는 질문과 역할 정의였습니다. 그리고 그 변화는 낯선 도메인을 이해하는 방식 자체를 바꿔 놓았습니다. 모든 것을 먼저 완벽히 공부하는 대신, 핵심 문제를 정의하고 필요한 규칙을 빠르게 구조화한 뒤, 그 구조를 바탕으로 화면을 설계하고 경험을 고민하며 직접 부딪히는 것이었죠. 얕고 넓게 시작한 지식이 실행을 거치며 넓고 깊어지는 방식. 이것이 훨씬 더 현실적이고 강력한 방법이었습니다.

오늘의집 글로벌 서비스는 지금도 데이터와 시스템을 바탕으로 유저에게 더 나은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본질적인 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이 여정을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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